이번 포스팅은 필리핀 세부에서 취득했던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PADI 자격증 이야기이다. 현재 코로나로 해외 여행이 불가한 상황이지만 추후 필리핀에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최대한 상세하게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향후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인 사람들이라면 글이 조금 길수 있으나 정독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에 흥미를 가지게 된 연유로는 세부에서 호핑투어를 통해 펀다이빙(체험다이빙)을 하고 나서였다. 고작 바닷속 5M 정도만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바닷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필리핀 세부는 한국보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취득 비용이 절반에 불과할 뿐 아니라 현지 스태프가 무거운 장비를 들어주므로 비교적 편리하게 자격증을 취득하며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리핀 세부에는 상당히 많은 다이빙숍이 있다. 그 중 씨홀스다이브(SEAHORSE DIVE)를 선택한 이유는 지인의 영향이 컸다. 지인과 점심을 먹으면서 생생한 후기를 들을 수 있었고, 고프로로 찍은 영상을 보면서 이곳에서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인 다이빙숍에서는 전반적으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고 식사도 맛있었으며 숙소도 깔끔했다. 다만 강사님이 고프로로 훈련과정을 찍어주시는 건 개개인의 성향차이였다. 다이빙숍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취득을 위한 안전이 우선이지, 개개인의 기록을 위한 영상 기록이 우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 서비스 개념이라고 생각)
씨홀스다이브에서는 2박3일 일정으로 총 비용은 350$ 였다. 이 비용에는 공항에서 숙소로의 픽업, 2인실 2박 숙박, 아침/점심/저녁 식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이빙 협회로는 PADI와 SDI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PADI 자격증이 좀 더 광범위하게 활용된다는 말을 듣고 선택하였으나 자격증 비용이 50$ 더 비싸다.
게다가 PADI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SDI와 다르게 필기시험을 봐서 일정 점수를 넘어야 한다. 난이도는 전날 1~2시간정도 보면 되는 수준이지만 편하게 휴양지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SDI가 나을 것 같다. (이후 다시 한번 세부에 가서 어드밴스 과정을 취득할때는 SDI로 취득함)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은 난이도에 따라 단계가 오픈워터-어드밴스-나이트록스-레스큐-CPR-마스터-다이브마스터로 나뉜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대게 입문격인 오픈워터만을 취득하거나, 오픈워터+어드밴스까지 함께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어드밴스는 오픈워터에 비해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보기보다 좀더 깊은 수역에 들어가고 추가적인 지식을 얻는다고 보면 된다. 강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다이브마스터 까지 취득해야 하는데 그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씨홀스다이브에서는 아침 8시에 다같이 식사를 한뒤 인원을 체크한 뒤 신청한 프로그램에 따른 일정을 알려주었다. 공항에 새벽 도착하여 바로 이곳으로 이동해 환전을 하지 못했다면 아침식사 중에 달러->페소 환전을 신청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100$ 지폐가 환전에 가장 유리한 유리했다.
첫날 과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9시에 교육이 시작되고, 이틀차인 경우에는 10시부터 시작된다. 위의 보드판 왼편에는 과정/신청자 이름(+인원수)이 적혀있었으며 오른쪽 하단에는 환전을 신청한 금액이 적혀있었다.
당시 나는 혼자 세부에 가서 조인하여 수업을 들었다. 함께 수업을 들은 사람은 중년의 남성 두명이었는데 교육을 받다 좀 친해져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회사에서 포상휴가 겸 단체로 왔다고 했다. 4~50대의 아저씨들과 함께해서 조금 걱정이 되긴 했으나 크게 무리는 없었다. 전반적으로 나이를 막론하고 물을 무서워하지만 않으면 오픈워터 코스는 충분히 취득이 가능하다.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함께 들은 수업을 들은 두명 중 한명이 위의 이유로 이곳에 왔기 때문이다. 수영장(제한 수역)에서 실습을 받을때부터 조금씩 뒤쳐지셨는데, 결국 공기통을 메고 중성부력을 활용하여 바닥에 붙어서 유영하는 과정부터는 포기하셨다. 강사님도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는 보통의 의지가 아니고서야 쉽지 않다면서 굳이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포기하신 분이 하필이면 기업체의 사장님이어서 뭔가 좀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ㅎㅎ
이 수영장에서 바다로 나가기 전 기초적인 교육을 받는다. 슈트 외 공기통까지 직접 착용하고 나니 몸이 천근만근 이었으나 물속으로 들어가니 이동할만 했다. 칠판에 하나하나 적으면서 이론 교육을 받는것보다 직접 물속에서 경험하니 말 그대로 살아있는 수업이었고 무엇보다 재밌었다. 호흡기를 물고 입으로만 숨을 내쉬는것부터 생소하게 느껴졌으나 어렸을 때 축농증과 비염을 앓아서인지 입으로만 호흡하는 것에 오히려 이점을 가지게 된 것 같다;ㅋㅋ
기본적인 장비 착용법이나 공기통 해체/조립에 대해서는 강사나 현지인이 도와주기에 적당히 넘어갈 수 있으나 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나 BCD 장비를 활용하여 중성부력을 익히는 건 스스로 해야한다. 바닷속으로 내려갈 때 이퀄라이징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고작 5m 내려가는데도 얼굴(특히 부비동 쪽)이 터질듯한 고통을 받는다. 또한 BCD 장비의 공기양을 조절하면서 중성부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바다에 나가서도 수심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유투브에서 영상을 찾아봤을때에는 물 속에서 마스크를 어떻게 벗을까 걱정했었다. 바닷속에서 마스크를 벗은 뒤 다시 착용한 후 물을 빼는 것이 엄청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것은 난이도가 낮았다. 오히려 깊은 물속으로 들어갈 때 귀를 뻥 뚫는다는 느낌으로 이퀄라이징을 수시로 해야하는데 이 기압차이를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
특히 전날 술을 마시거나, 기본적으로 비염이 있어 부비동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들은 기압차이에 의한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오픈워터를 땄을때만 하더라도 힘들었는데 이후 1년 뒤 어드밴스를 딸 때가 되어서야 체화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하면 BCD 장비의 공기를 빼면서 바닷속으로 잠수하는 동안 내내(1초에 3번씩) 코에 바람을 집어넣어 이퀄라이징을 해야 했다. 굳이 이퀄라이징을 아낄 필요가 전혀 없었다.
수영장(제한수역)에서 교육을 받은 뒤 점심을 먹고 바다(개방수역)로 나가게 되었다. 스쿠버다이빙의 힘든 점은 바닷속에서의 유영이라기보다 오히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공기통을 등에 메고 개방수역으로 나가는 것이다. 물속에서는 가볍게 느껴지나 육지에서는 거의 노동에 가깝다.
필리핀에서는 이렇게 무거운 장비를 현지인들이 들어주기에 황제다이빙이라고 부르곤 한다. 따라서 장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에 필리핀이 아닌 다른나라에서 펀다이빙을 하게 된다면 장비 사용법에 대한 기초부터 다시 익혀야 된다고.. 사실 나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ㅎㅎ
공기통 등 장비를 메고 오리발까지 착용 한 뒤 바다속으로 뛰어들기 전이 아마도 가장 긴장되었던 것 같다. 두 다리를 펴서 바닷속으로 입수하는데, 구명조끼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은 후 바닷속에 뛰어들기에 아래쪽으로 가라앉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물속에 뛰어든 후 BCD 장비를 활용하여 서서히 구명조끼의 바람을 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퀄라이징에 익숙치 않아 얼굴 전체에 전해지는 압력에 상당히 고생했다.
그리고 구명조끼의 공기를 뺀다고 바다로 쉽게 잠수가 되는게 아니었다. 숨을 참게되면 몸이 뜨기에 숨을 내뱉고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다. 또한 이퀄라이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기에 초보자의 경우 당황해서 물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 만약 머리 위로 배가 지나가고 있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니 유의해야 한다. 다만 훈련을 받는 세부 앞바다에는 대부분의 배들이 밧줄로 고정시킨 후 정박한 상태이므로 그러한 걱정은 덜 수 있다.
2박 3일동안 총 4번 바닷속에 들어가게 되며 1회 당 3~40분의 시간을 갖는다. 스쿠버다이빙를 하면서 필요한 동작들을 바닷속에서 실습하게 된다.
입에 물었던 호흡기를 놓쳤을 시 손을 활용하여 위치를 가늠하여 다시 착용하거나, 바닷속에서 마스크를 벗은 후 다시 착용하여 마스크 안에 있는 물을 압력을 통해 빼내기도 한다. 물속에서 마스크를 벗었을 때 눈을 뜨고 있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눈을 감아도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다고 느꼈던 건 마치 우주에서처럼 물 속에서 무중력상태를 느낀 경험이었다. 대략 10M정도 깊이에서 중성부력을 맞춘 후 가만히 떠있게 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BCD 장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숨을 적당히 참을 줄 알아야 무중력 조절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11.8M로 나와있는 건 손목에 차는 컴퓨터인데 내가 바닷속에 들어온 시간과 더불어 남은 공기의 양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다이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면 필수로 사야 하는 제품 중 하나이며 100만원 가량 한다고 들었다.
물만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인 스쿠버다이빙 다이빙의 세계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바다속을 경험하는 것은 내가 평소에 몰랐던 70%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기회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필리핀 세부에서는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한국의 절반 가격에 가능하다. 숙식, 숙박이 모두 해결되는 이곳에서 바다속 세계로의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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