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없다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목을 끄는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가족에 대한 개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가족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사람들은 왜 결혼하며 자녀를 갖는지, 현재 가족은 위기에 직면해 있는것인지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가족' 이라는 관념은 사실 여러가지 범주 중 하나의 이데올로기라고 주장한다. 한가지 유형의 가족은 것은 없다, 오로지 가족들(Families)이 있을 뿐이다. - 22p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이러한 자료를 검토할수록 다양한 가족의 존재는 명백해진다. 문제는 역사의 특정 시점에서 한 가지 유형의 가족만이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가족을 항상 단수로만 인식하고 가족을 개념화하려는 데 있다. 가족과 같은 것은 없다. 오로지 가족들이 있을 ..
고등학교때, 대학생때, 입사 후에 이어 네 번째로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내용보다는 단순히 하루키 특유의 분위기와 문체 그리고 처음으로 접했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끌렸던 것 같다. 이전과 달리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면서 확실히 나이를 먹었다고 느꼈다. 특히 나오코와 미도리, 레이코에 대한 와타나베의 한마디 한마디가 구구절절 와닿았다. 마음이 아프다는 감정 그리고 그것을 평생 품고 산다는 것, 상처라는것은 진작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부딪혀야 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하며 회피해온 감정의 결과물인 것 같다. 미도리와 와타나베가 주고받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표현 내가 바라는 건 그저 내 마음대로 하는거야. 완벽하게 내 마음대로 하는 것. 가령 지..
어떻게 하면 이 험난한 세상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한치 앞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복잡계의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한가지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두리뭉실한 조언이 가득한 우리나라의 여타 자기개발서와 다르게 비교적 명확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인상 깊은 구절들이 다른 책들에 비해 많았고 최근 내가 고민하고 있던 다양한 일들을 녹여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개미들도 늘 바쁘지 않은가?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개미들도 늘 바쁘지 않은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바삐 움직이는가이다." - 46p 한살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껴진다. 이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가난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가난이란 어느정도의 게으름에 대한 댓가라고 말이다. 어떤 사회에서든지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무려 8억명이나 된다는것이 선뜻 와닿지가 않는다. 가난의 병으로 불리우는 '트라코마'는 씻지 못해 생기는 병인데 이로인해 매년 4억명이 감염되고 6백만명이 실명한다. WHO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57개국에서 700만명이 간단한 수술을 받지 못해 시력을 잃고 있으며 1억 5천만명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월드비전이나 굿네이버스 등 봉사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광고 홍보물을 보면서 생각한다. 이들이 말하는 아프리카의 한 아이..
이 책은 일본 대학의 학력저하 문제와 교양교육 문제에 관하여 일본 내에서 기고하거나 강연한 내용들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일본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수평적이고 획일적인 교육방침을 강조하는 문부성(교육청)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교육으로 인해 일본인들은 독립심과 창조성이 결여되었으며 집단행동의식이 초래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 더욱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날무렵 미국이 간파한 일본의 교육체계의 문제점 1) 일본의 교육제도는 전제정치의 정신적 지주이며 국가의 목적에 봉사하는 것이다. 2) 대학입시제도는 기업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지닌 엘리트들을 선발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3) 사상통제에 의해 개인의 자발성은 억제되어 ..
문화인류학의 고전으로 불리우는 이 책은 국화의 칼로 유명한 루스 베네딕트의 책이다. 서양 중심주의의 태도를 배제하고 문화 각 방면에 복잡하게 얽힌 심리적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현대 문명이 아닌 '원시부족'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원시사회 부족의 흥미로운 이야기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뉴멕시코의 푸에블로 부족, 악의와 배신을 미덕으로 여기는 도부족, 경쟁을 일삼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벤쿠버섬의 콰키우틀 부족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출생, 죽음, 성인식, 결혼 등 여러 가지 문화를 이루는 원시사회의 객관적 사실들을 서술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문화들이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서로 차이를 이루게 되는 내용들은, 내가 살아온 문화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여서인지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주제들이었다. 인간..
신입사원의 기본에 대해서 논하는 책들은 많지만 그 외의 직급의 기본에 대해서 다루는 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직장내에서의 이들의 '기본'은 무엇일까? 사실 그 '기본'이 무엇인지 중요하다기보다 이미 체화하여 그 이상의 결과물을 창출해내는 사람들이 임원의 자리까지 가게 되는 것 같다. 기본이 무엇이던간에 그 연장선 상에는 '초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면서 책장을 넘겼다.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과제를 설정하고, 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P70 이는 단지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습관인 것 같다. 알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로써 일종의 회고록이다. '소설을 쓴다는 것'과 '마라톤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데, 마치 그의 일기장 속을 들춰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나는 물론 대단한 마라톤 주자는 아니다. 나는 물론 대단한 마라톤 주자는 아니다. 주자로서는 극히 평범함(오히려 그저 평범한 주자라고 할만한)그런 수준이다. 그러나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가는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
이 책은 정신분석학의 대가 에리히 프롬의 저서로써 '사랑'에 관한 철학적인 이야기이다. 저자는 음악이나 그림, 건축, 의학의 기술을 배우려 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랑 또한 이와 비슷한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의 요소에는 배려, 책임, 존경, 지식이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훈련과 집중,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랑이란 원래 주는 것이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결정이며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이 단지 감정이라면 서로..
이 책은 임철우 작가의 장편소설로써 1950~60년대의 '낙일도'라는 작은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벌떡녀, 념도댁 등 향토적인 이름의 인물들 뿐 아니라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시대상황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줄거리 후반부에 엿장수 아저씨가 고향이 없다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는 과연 '낙일도'와 같은 마음속의 고향이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이를 슬퍼해야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본디 별이었단다 이젠 모두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지만, 그래서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고 누구 하나 기억해내려고 조차 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건 여전히 진실이다. 한때 우리는 모두가 별이었다. 저마다 꼭 자기 몫만큼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채, 해 저문 하늘녘..
이 책은 작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단순히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젊음, 시인, 일본, 문학 등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것들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을 읽기 전 '여행할 권리'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여행을 예찬하겠거니 하며 나의 여행기를 되돌아볼 생각이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레몬향기가 맡고 싶다 이상 이라는 시인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처음 알게 되었다. 언어 영역의 공부를 위해서 문제집을 풀 때면 이상의 거울이 자주 등장하여 그 당시에는 외우다시피 했다. 고등학생들에게 시라는 존재는 쪼개고 쪼개어 해부해야 하는 존재이다. 이상의 시를 부수어서 읽고 있는데 국어 선생님이 말씀해주시는 이상의 삶에 대한 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초의 연작소설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는 여섯 가지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약간은 아리송한 이 책의 제목은 여섯 가지 단편 중의 한 가지 이야기이며 이러한 작명은 하루키 특유의 소설 이름 붙이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여러 대목과 각도에서 감상하게 하여 독자의 다의적인 해석과 감상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고베 대지진'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지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나 이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진 그 자체보다는, 돌연 한 순간에 닥치는 재앙으로 인한 충격과 상실감들이 개개인에게 어떻게 내면화되고 극복될 수 있는 지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종전의 1인칭 시점에서 벗어나 3인칭 시점의 소설 형식..
오늘 우연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새 나이가 들은 것 같기도 하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과거로 돌아가 살아간다면 현재의 나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작용했던 것 같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더불어 얼굴이 까매지도록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축구와 야구를 하고 집에 와서는 친구들과 게임을 했던 그 순간들이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행복이었다. 그 당시에는 꿈이 대통령이었고 뭐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모모 에서는 목표나 꿈도 없이 단순히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잿빛 얼굴의 회색 신사는 영락없는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며 살아있는 '현재'..
이 책은 인체의 조직이나 DNA를 시장에 사고파는 현실을 무섭게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에 관한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복제인간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 큰 감흥 없이 보았던 영화이다. 반면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현실적으로 인체 복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보통 사람들은 날마다 2백개 가량의 머리카락이 빠지며, 혈액과 정액은 지속적으로 재생된다고 한다. 이러한 신체조직을 이용한 연구는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범죄자를 색출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묵인되어 왔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고 수많은 불임환자들..
이번 연초부터 한 달에 한 두 권씩 책을 구매하고 있다. 책을 사는 돈이 조금은 아깝게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저축을 하면서 돈을 아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5년 후, 10년 후, 행복한 노년을 기약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투자가 선행이 되어야 실질적인 발전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최소한 내 월급의 10%는 현재의 나를 위해 투자하려 하고 있고,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책을 사서 읽는 것이다. 책을 통해 순간순간 느끼는 희열감과 지혜는 만원이라는 물질적인 가치를 충분히 뛰어넘고도 남는 것 같다. '돈보다 운을 벌어라'라는 책은 신문을 읽다가 우연히 제목에 끌려 메모해 두었던 책이었다. '주역'이라는 개념을 통해 내가 평소에 의문을 가져왔던 것들에 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