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초의 연작소설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는 여섯 가지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약간은 아리송한 이 책의 제목은 여섯 가지 단편 중의 한 가지 이야기이며 이러한 작명은 하루키 특유의 소설 이름 붙이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여러 대목과 각도에서 감상하게 하여 독자의 다의적인 해석과 감상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고베 대지진'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지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나 이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진 그 자체보다는, 돌연 한 순간에 닥치는 재앙으로 인한 충격과 상실감들이 개개인에게 어떻게 내면화되고 극복될 수 있는 지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종전의 1인칭 시점에서 벗어나 3인칭 시점의 소설 형식..
오늘 우연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새 나이가 들은 것 같기도 하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과거로 돌아가 살아간다면 현재의 나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작용했던 것 같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더불어 얼굴이 까매지도록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축구와 야구를 하고 집에 와서는 친구들과 게임을 했던 그 순간들이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행복이었다. 그 당시에는 꿈이 대통령이었고 뭐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모모 에서는 목표나 꿈도 없이 단순히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잿빛 얼굴의 회색 신사는 영락없는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며 살아있는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