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싶다 - 임철우 (feat : 모든 사람은 본디 별이였단다)

이 책은 임철우 작가의 장편소설로써 1950~60년대의 '낙일도'라는 작은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벌떡녀, 념도댁 등 향토적인 이름의 인물들 뿐 아니라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시대상황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줄거리 후반부에 엿장수 아저씨가 고향이 없다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는 과연 '낙일도'와 같은 마음속의 고향이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이를 슬퍼해야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본디 별이었단다
이젠 모두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지만, 그래서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고 누구 하나 기억해내려고 조차 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건 여전히 진실이다. 한때 우리는 모두가 별이었다. 저마다 꼭 자기 몫만큼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채, 해 저문 하늘녘 어디쯤인가에서, 꼭 자기만의 별자리에서 자기만의 이름으로 빛나던, 우리 모두가 누구나 그렇게 다 그렇게 영롱한 별이었다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운 주인공이 할머니로부터 들은 얘기다. 글쓴이가 그리워했던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할머니의 기억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제주도에 계신 친할머니가 그리워졌다. 제주도 사투리를 심하게 쓰셔서 사실 50%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하지만 손자를 향한 무한한 애정은 언어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레 느껴진다. 할머니는 내가 어렸을 시절에 나를 보따리에 싸서 등에 업고 한라산 중턱까지 오르셨다고 한다. 내 키를 훌쩍 뛰어넘는 억 새밭 속에서의 할머니의 따뜻한 품이 어렷풋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도시의 잔인하고 냉혹한 질서
남을 이기지 못하면 쓰러질 수밖에 없고, 집어 삼키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이 먹히고 마는 도시의 잔인하고 냉혹한 질서가 그들 모두를 눈멀게 하고 귀 멀게 하고 콧구멍마저 막히게 만들어버리고 만 까닭일까. ... 사람들의 그런 가슴 넉넉하고 부지런함은 어쩌면 그 찢어지도록 오랜 가난과 더불어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아온 그들만의 특별한 유산 같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예전의 섬사람들의 세상보다 행복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체적인 삶의 질은 높아졌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허전함과 치열한 경쟁 또한 공존한다.섬사람들의 가슴 넉넉하고 부지런함은 오랜 가난 때문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자연스레 배워온 조상들의 지혜라고 보는것이 타당할 것 같다 훗날 내가 누군가에게 물려줄 수 있을만한 '나의 삶의 방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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