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시장 - 도로시넬킨 (feat : 마치 강도에게 집을 털린듯한 느낌)
- 일상/책 서평
- 2019. 9. 22.
이 책은 인체의 조직이나 DNA를 시장에 사고파는 현실을 무섭게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에 관한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복제인간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 큰 감흥 없이 보았던 영화이다. 반면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현실적으로 인체 복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보통 사람들은 날마다 2백개 가량의 머리카락이 빠지며, 혈액과 정액은 지속적으로 재생된다고 한다. 이러한 신체조직을 이용한 연구는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범죄자를 색출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묵인되어 왔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고 수많은 불임환자들이 아이를 갖게 되었으며 과학수사로 일컬어지는 첨단 수사기법을 통해 범죄자 검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들과 상반된 부정적인 모습들은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집을 강도에게 털린것 같은 느낌
“그런 검사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치 강간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가장 비슷하게 비유를 하자면, 집을 강도에게 털린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P136
인간의 신체물질을 이용한 연구는 과학연구에 크게 기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딜레마가 있다. 개인의 동의도 없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하여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장기밀매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가 중국인데,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한다. 위의 내용과 관련된 영화가 많은 것만 해도 이 같은 현실을 방증한다. 사람의 몸을 상품화하는 일은 충분히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어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논의는 앞으로의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근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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