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 미하엘 엔데 (feat : 꿈이 없이 가난하다는 것, 그건 지옥이야)
- 일상/책 서평
- 2019. 9. 23.
오늘 우연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새 나이가 들은 것 같기도 하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과거로 돌아가 살아간다면 현재의 나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작용했던 것 같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더불어 얼굴이 까매지도록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축구와 야구를 하고 집에 와서는 친구들과 게임을 했던 그 순간들이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행복이었다. 그 당시에는 꿈이 대통령이었고 뭐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모모 에서는 목표나 꿈도 없이 단순히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잿빛 얼굴의 회색 신사는 영락없는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며 살아있는 '현재'의 중요성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누구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돈'이라는 목표 외에 다른 꿈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0년 15년 길게 봐도 20년 후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살아가야 할 텐데, 그 막연한 꿈을 미리미리 준비해놓지 않으면 은퇴 후 정말 답이 없는 하루를 살아갈 것 같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무기력하게 단순 반복하는 일상을 돌이켜보게 된다.
꿈이 없이 가난하다는 것
모모, 얘기 하나 해줄까?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건 꿈이 이루어지는 거야. 적어도 나처럼 되면 그렇지. 나는 더 이상 꿈꿀 게 없거든. 아마 너희들한테서도 다시는 꿈꾸는 걸 배울 수 없을 거야. 난 이 세상 모든 것에 신물이 났어, 하지만 꿈도 없이 가난하다는 것, 모모 그건 지옥이야. 그래서 나는 차라리 지금 그대로 머물고 있는 거야.
'꿈꾸는 것만으로도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취업할 때만 하더라도 의심했었지만 요즈음은 이 말에 점점 공감이 되는 것 같다. 본업 외에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남들에게 '나는 이러한 꿈이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 자체가 드물기도 하다. 손정의의 좌우명처럼 '뜻을 높게 세워라'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한번 사는 인생임을 알고 있음에도, 현실에 높은 벽에 점차 꿈이 무뎌지는 것 같다. '꿈도 없이 가난하다는 것, 그건 지옥이야'라는 말이 어느새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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