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가난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가난이란 어느정도의 게으름에 대한 댓가라고 말이다. 어떤 사회에서든지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무려 8억명이나 된다는것이 선뜻 와닿지가 않는다. 가난의 병으로 불리우는 '트라코마'는 씻지 못해 생기는 병인데 이로인해 매년 4억명이 감염되고 6백만명이 실명한다. WHO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57개국에서 700만명이 간단한 수술을 받지 못해 시력을 잃고 있으며 1억 5천만명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월드비전이나 굿네이버스 등 봉사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광고 홍보물을 보면서 생각한다. 이들이 말하는 아프리카의 한 아이의 이야기는 진실된 것일까? 1:1로 결원후원을 한다고 해서 그 돈이 아이에게 직접 전달될까? 하는 의심가득한 생각말이다. 후원한 돈을 중간에 빼돌려서 사용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분명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한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나 케냐 등에 갔을 때를 돌이켜보면 한국과의 생활수준이 정말 천지차이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쓰러져가는 판자집에서 살고 있으며, 어린 아이들은 관광객만보면 돈을 달라고 매달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글쓴이는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식량을 지속적으로 원조해준다면 가난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냐?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는 지금껏 실패해 온 방법이며 무엇보다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 전 세계가 다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삶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 관계속에서 마치 유토피아 같은 실현불가능한 공론에 가깝다. 글쓴이의 말처럼 개개인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첫번째 인것 같다. 가난이 단순히 무능하거나 게을러서라고 치부한 나같은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 말이다.
과잉섭취로 인해 비만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나라가 있는 반면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전초기지였던 중국을 대체할만한 나라로 최근 동남아시아가 뜨고 있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그 다음 국가가 필요할텐데 미래에는 아프리카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는 인식이 공유된다면 좀 더 많은 자원이 투자되어 그들의 기근 또한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것이다. 그 전까지는 '인류애'를 바탕으로 굶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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